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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과 기질 헷갈리지 말아야 할 차이

by 아이 감정교육 2025. 4. 20.

자존감 - 과정을 칭찬
자존감 - 과정을 칭찬

타고난 기질과 후천적 자존감은 다릅니다

아이의 성격을 마주할 때 종종 드는 의문이 있습니다. '왜 우리 자식은 도전을 주저할까?' 혹은 '왜 혼자 있는 걸 더 편해할까?' 이런 생각 속에는 자존감이 부족한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깔려 있습니다. 이런 기질은 본질적으로 구분되는 개념입니다. 기질은 말 그대로 타고나는 성향입니다. 활달함, 신중함, 예민함, 낯가림 같은 특징은 선천적으로 정해진 기질에 속합니다. 어떤 기질을 가졌든 스스로를 소중히 여기는 감정은 또 다른 뇌 발달에 형성됩니다. 내성적인 친구가 낮은 건 아니고 외향적인 사람이 반드시 자신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것도 아닙니다. 겉으로 드러난 행동만으로는 높고 낮음을 판단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조심스럽고 신중할수록 자신을 객관적으로 성찰할 줄 알기에 더욱 단단한 자아를 지닐 수 있습니다. 이처럼 기질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자세는 건강한 생각을 키워주는 첫걸음이 됩니다.

 

감정을 부정하지 않는 태도가 아이의 자존감을 지킵니다

자존감이 높은 아이는 마음에 솔직합니다. 무서우면 무섭다고 이야기하고 어렵다고 느낄 때 도움을 청할 줄 압니다. 반면 낮은 친구는 감정을 숨기거나 시도 자체를 포기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합니다. 중요한 건 자신이 수용받아 온 경험이 있고 없고의 차이 입니다. 부모가 감정을 대하는 태도는 자아 형성에 깊은 영향을 미칩니다. "그 정도 가지고 왜 울어?", "이건 무서운 게 아니야"라는 말은 의도와 상관없이 상황을 부정하게 만듭니다. 상태 자체를 꾸짖거나 넘겨짚기보다는, "그럴 수 있어", "처음엔 누구나 낯설지"라는 말이 마음에 훨씬 따뜻하게 다가갑니다. 틀리지 않다는 경험은, '나는 어떤 감정을 느껴도 괜찮은 사람'이라는 내면의 확신으로 연결됩니다. 특별한 칭찬으로 쌓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꾸밈없는 인정과 공감 속에서 자란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눈물을 허용하고 떨리는 마음을 다독이는 순간들이 쌓일수록 자신의 감정을 부끄러워하지 않게 됩니다. 그렇게 자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힘이 길러지고 그 힘이 바로 핵심입니다.

 

도전을 대신하지 말고 조건을 마련

도전 앞에서 망설인다고 해서 무조건 부족한 것은 아닙니다. 불확실한 상황에 대해 불안을 느끼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중요한 건 그때 부모가 어떤 역할을 하느냐입니다. 대신해 주는 태도는 자립심을 오히려 막을 수 있습니다. 반면 옆에서 작게 도와주고 점차 손을 놓아주는 방식은 스스로 해냈다는 경험을 남깁니다. 예를 들어 어두운 공간을 무서워할 때 처음엔 함께 가주되 점차 거리를 두고 무전기나 작은 손전등 같은 안전장치를 마련해 줄 수 있습니다. 이처럼 부모는 결과를 대신해 주는 사람이 아니라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준비해 주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이 접근은 교육학에서 이야기하는 '근접발달 영역'과도 연결됩니다.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 바로 너머에 있는 과제에 도전할 때 적정한 도움만 제공하면 그 능력을 자기 것으로 흡수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스스로 성취감을 느끼게 하는 구조를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말 한마디가 씨앗이 됩니다 - 자존감을 키우는 대화법

"그래도 해보려 한 네 모습이 정말 멋져.", "실수해도 괜찮아. 해봤다는 게 중요하니까." 이런 문장은 자존감의 씨앗이 됩니다. 잘했다는 시도한 과정을 바라보는 말은 마음에 깊이 새겨집니다. 부모의 언어는 스스로 인식하는 데 큰 영향을 줍니다. '나는 인정받는 존재'라는 건 언어를 통해 형성됩니다. 그래서 '너는 왜 늘 이래', '그게 뭐가 무섭다고 그래'처럼 무심코 던지는 이야기는 마음을 깎아내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네가 어떤 마음을 느끼든 엄마 아빠는 네 편이야."라는 말은 무조건적 지지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말투에 담긴 존중 단어에 담긴 애정은 마음에 안정감을 심어줍니다. 매일 반복되는 짧은 대화 속에서도 아이는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신호를 감지하게 됩니다.

 

애니메이션 '덤보'를 통해 배우는 자존감

디즈니 애니메이션 '덤보'는 자존감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작품입니다. 큰 귀를 가진 코끼리 덤보는 사람들의 놀림 속에서 움츠러듭니다. 그러나 그 귀로 하늘을 나는 능력을 발견하면서 자신을 받아들이는 이야기로 전개됩니다. 이 영화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남과 다르다고 해서 틀린 것이 아니다', '나만의 특징은 나의 장점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영화 감상 후 자녀에게 "덤보가 특별하다고 느낀 이유는 뭐였어?", "너는 너만의 어떤 장점이 있다고 생각해?"라고 질문해 보길 바랍니다. 자기를 인식하는 대화는 직접적인 자극이 됩니다. 부모와 함께 나누는 영화 한 편도 자기를 긍정적으로 대하는 방법을 가르칠 수 있는 훌륭한 기회가 됩니다. 중요한 것은 과정을 그 사람의 감정과 연결해 주는 대화입니다.

 

한 번 더 기다려야 하는 아이

도전 앞에서 머뭇거리는 것은 부족함이 아닙니다. 한 번 더 기다려야 하는 아이입니다. 마음속 두려움을 인정받고 감정을 꺼내는 데 시간이 필요한 친구입니다. 자존감은 하루아침에 자라지 않습니다. 하지만 하루하루 반복되는 따뜻한 말 기다려주는 시선 함께 해주는 행동이 자아의 근육을 키워줍니다. 오늘 부모가 보여준 따뜻한 태도가 평생을 지탱하는 자원이 됩니다.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은 쉽지 않지만 자식을 키운다는 것은 결국 한 사람의 마음을 키우는 일입니다. 오늘도 그 마음에 따뜻한 햇살을 비춰주길 바랍니다. 그러면 언젠가 스스로를 껴안을 줄 아는 어른으로 자라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