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평의 의미, 모두가 함께하는 규칙의 가치
아이들이 함께 지내는 공간에서는 때로 의견이 충돌하고 각자가 원하는 것이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이럴 때 기준은 갈등을 줄이고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공평의 의미는 누구에게나 똑같이 나누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맞게 서로를 배려하며 균형 잡힌 판단을 하는 태도입니다. 형식적으로 숫자를 나누는 것보다 마음을 나누는 균형이 더 중요할 때도 있습니다. 장난감 순서 간식 등을 정할 때 자주 "왜 쟤만 먼저 해?"라는 말을 합니다. 이 질문 속에는 자신이 소외되었다고 느끼는 감정이 담겨 있으며 공정하지 않다고 느꼈던 경험에서 비롯됩니다. 그럴 때 중요한 것은 누구에게 더 많이가 아니라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방식으로라는 기준을 함께 배우는 것입니다. 공정한 태도는 규칙을 지키는 마음과 배려를 함께 갖추는 자세에서 시작됩니다.
아이가 겪은 공평에 대한 실제 경험
놀이 순서를 정하며 배운 배려
체육 시간 줄넘기 활동 중 친구들이 돌아가며 줄을 돌리고 뛰는 순서를 정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한 사람이 늘 먼저 뛰고 싶어 해서 불만이 생겼고 결국 반 전체가 말없이 줄을 서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한 친구가 "우리 한 번씩 번갈아 하자"는 말을 꺼냈고 그 순간 얼굴에 긴장이 풀리는 듯한 표정이 보였습니다. 그 후 활동은 훨씬 더 부드럽고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자녀는 공평하다는 것이 모두가 같은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만드는 힘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어떤 규칙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서 만족을 만들어준다는 걸 직접 체감한 시간이었습니다.
간식 나눔에서 생긴 소란과 해결
간식을 나눌 때 수량이 딱 맞지 않아 한두 개가 모자라는 상황이 종종 발생합니다. 한 번은 유치원에서 나눠주는 과자가 부족해 몇몇 친구만 두 개를 받고 다른 사람은 하나만 받는 일이 있었습니다. 곧바로 불만이 생겼고 분위기가 싸해졌습니다. 이때 선생님은 먼저 받은 학생들에게 "오늘 과자가 모자라서 혹시 나눠줄 수 있는 친구가 있을까?"라고 물었습니다. 몇몇 학생이 스스로 손을 들었고 그 순간 교실엔 따뜻한 분위기가 생겨났습니다. 강제로 나누게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 수 있는 선택의 기회를 주었기 때문에 아이들은 자발적으로 행동했고 서로를 더욱 존중하는 법을 익혔습니다.
공정한 태도, 생활 속에서 배우는 습관
공정한 태도는 누군가 지켜보지 않아도 스스로 지킬 수 있는 약속에서 시작됩니다. 아침에 먼저 줄 서고 놀이에서 순서를 지키고 친구와 의견이 다를 때 말로 풀어보는 연습은 작아 보이지만 공평함을 익히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이런 모습을 지키려면 먼저 자기감정을 다스릴 수 있어야 하고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습관도 필요합니다. 다른 친구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어떤 기분이었을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기준이 조금씩 달라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급식 당번이 실수로 숟가락을 하나 빼먹었다고 했을 때 "왜 나만 없어?"라고 말하는 대신 "그럴 수도 있지. 내가 하나 더 가져올게."라고 말할 수 있다면 그 학생은 이미 배려까지 실천한 셈입니다. 아이에게 항상 똑같이 보다 서로를 생각하며 나누는 태도를 알려주는 것이 공정한 마음을 만드는 시작입니다.
디즈니 <업(Up)>에서 배우는 세대 간 존중과 공평의 교육
디즈니∙픽사의 애니메이션 <업(Up)>은 오래된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하늘로 집을 띄우는 한 노인의 모험 이야기로 시작되지만 그 여정 속에는 공정함에 대한 중요한 메시지가 숨겨져 있습니다. 주인공 칼은 나이가 많고 세상에 지친 인물이며 소년 러셀은 호기심 많고 서툰 어린이입니다. 두 사람은 처음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합처럼 보입니다. 경험도 생각도 삶의 방식도 너무 다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모험이 이어질수록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결국에는 나이 또는 지위가 아닌 사람 자체로서 서로를 대하게 됩니다. 이 영화는 세대 차이 속에서도 진심 어린 우정이 자라날 수 있으며, 모두를 똑같이 대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동등하게 존중하는 태도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칼은 러셀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의 아집을 내려놓고, 러셀은 칼의 조용한 배려를 통해 어른의 신뢰를 배웁니다. 누가 먼저 말하거나 누가 더 많이 알고 있다고 해서 우위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삶의 경험을 통해 균형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아이와 함께 <업>을 본 후 다음과 같은 대화를 나눠보면 좋습니다:
칼과 러셀은 처음에 왜 서로 다투었을까?
어떤 순간에 서로를 이해하게 되었을까?
둘 사이의 관계에서 공평한 태도는 어떻게 나타났을까?
나는 주변 어른이나 어린 친구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은 아이로 하여금 존중과 배려에서 시작되는 관계의 방식임을 스스로 이해하게 해 줍니다.
때로는 포기처럼 보일 수 있고 손해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 반복되면 알게 됩니다. 서로가 만족하는 방식을 함께 만드는 과정이야말로 진짜 어른스러운 태도라는 걸요. 혼자만 앞서지 않고 모두가 함께 갈 수 있도록 한 발 물러나는 마음. 그것이야말로 단단하고 유연하게 만들어주는 마음의 힘입니다. 공정함을 익힌 사람은 말하지 않아도 주변을 살피고 필요한 곳에 손을 내밀며 누가 더 많고 적은 지를 따지기보다 우리 모두가 괜찮은가를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오늘 하루 아이가 친구와 나눠 가졌던 일 하나라도 평등이라는 시선으로 함께 돌아보며 다음에는 어떻게 하면 더 좋을지 대화해 보세요. 그 짧은 시간이 생각과 행동을 바꾸는 계기가 됩니다.
공평을 주제로 한 아이와의 토론 주제 제안
아이와 함께 토론해 보세요. 5살인 동생과 8살 형이 물건을 나눠 들어야 하는 상황인데 어떻게 나눠 들어야 공정한 것일까? 또 이런 주제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레슬링 경기에서 10kg와 20kg인 사람이 겨루는 것은 평등할까? 불공평할까? 이 두 가지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해 본다면 토론이라는 의미를 확실히 정립해 나갈 것입니다.